숲과 별이 만날 때 책 표지

[책 리뷰] 숲과 별이 만날 때 – 글렌디 밴더라

안녕하세요, 책 읽는 제제입니다. 😊

가끔은 현실에서 벗어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이야기가 필요할 때가 있죠. 오늘 소개할 <숲과 별이 만날 때>는 그런 순간에 딱 맞는 소설이에요.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기적 같은 순간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신비로운 소녀 얼사와 그녀를 둘러싼 조애나, 가브리엘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거예요.

그럼, 리뷰 시작할게요.

항목 내용
제목 숲과 별이 만날 때
(Where the Forest Meets the Stars)
작가 글렌디 밴더라
출판사 걷는나무
장르 현대 문학, 감성 소설

< 숲과 별이 만날때 > 줄거리

엄마를 잃고 자신도 유방암을 극복한 조애나 틸. 그녀는 힘든 시간을 이겨낸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일리노이 시골에서 둥지를 트는 새들을 연구하는 대학원 연구로 돌아온다. 아침부터 밤까지 연구에 몰두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그녀의 고요한 삶에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온다.

맨발에 온몸이 멍투성이인 수수께끼의 소녀, 얼사가 조애나의 오두막 앞에 나타난 것이다. 얼사는 자신이 ‘별에서 온 존재’라며 다섯 가지 기적을 목격하러 왔다고 주장한다.

조애나는 소녀의 사연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면서도 그녀를 집으로 들이기로 한다. 단, 얼사의 과거를 알게 될 때까지만.

조애나는 은둔형 이웃인 가브리엘 내쉬의 도움을 받아 이 신비로운 아이의 정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문은 더욱 커진다.

어린아이가 어떻게 셰익스피어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을까? 그녀가 머무는 동안 왜 계속해서 좋은 일들이 생기는 걸까? 그리고 조애나와 가브리엘은 왜 더 이상 실종 아동 신고 목록을 확인하지 않는 걸까?

서로에게 점점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세 사람. 그러나 여름이 끝나고 얼사의 다섯 번째 기적이 가까워지면서, 그녀의 위험한 과거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마침내 그 과거가 그들을 덮치면서, 조애나와 가브리엘도 감춰둔 아픈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이런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요

따뜻한 힐링 소설을 찾는 분
이 책은 상처 입은 사람들이 만나 서로를 치유하는 이야기예요. 감동적인 스토리와 따뜻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세요.

신비로운 요소가 섞인 감성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
현실적이면서도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이야기예요. 얼의 신비로운 존재감이 이야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인간관계 속 위로와 희망을 느끼고 싶은 분
고립된 삶을 살던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에요. 따뜻한 교감과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라면 이 책이 좋은 친구가 되어줄 거예요.

기적을 믿게 하는 소녀, 얼사

어느 날, 조애나의 오두막 앞에 낯선 소녀가 나타납니다. 맨발에, 온몸이 멍투성이인 채로요. 그녀는 자신을 얼사라고 소개하며, “별에서 왔다”고 말합니다. 다섯 개의 기적을 목격해야 다시 자기 별로 돌아갈 수 있다고요.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조애나는 얼사를 쉽게 내칠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얼사는 평범한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조애나조차 얼사의 독특한 분위기에 압도됩니다. 보통 아이들이라면 두려워할 상황에서도 얼사는 흔들림 없이 자신이 ‘별에서 온 존재’라고 말하죠.

과거를 설명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고, 오히려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고 반짝이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정말 ‘별에서 온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요.

그런데 얼사는 단순히 엉뚱한 소녀가 아닙니다.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똑똑해요. 조애나의 대학원 연구를 척척 이해하고, 셰익스피어를 줄줄이 암송하며, 복잡한 개념도 쉽게 설명해냅니다.

하지만 그런 얼사도 어린아이와 같은 부분은 있었어요. 햇빛을 받으며 새를 관찰하는 걸 좋아하고, 개울에서 신나게 뛰어놀죠. 그리고 조애나와 게이브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습니다.

처음에는 그녀의 ‘별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믿지 않던 이들도, 어느새 그 말이 사실이길 바라게 됩니다. 얼사와 함께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이 아이는 정말 평범한 지구의 아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죽음이 눈앞에 있다는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엄마와 난 모든 것을 공유하고,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사람들처럼 사랑했어요. 결국에는 내 일부가 엄마와 함께 죽어 버렸죠. 지금까지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난 엄마와 함께 어둠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스스로 선택 한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은 대부분 후회한다고 말해요. 이렇게 할 걸, 저렇게 할 걸, 혹은 더 사랑할 걸, 하고 말이죠. 전 일말의 후회도 없어요. 정말로요.”

후회 없는 사랑, 후회 없는 이별

조애나의 이 말이 유독 마음 깊이 와닿았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점점 죽음에 가까워지는 걸 지켜보는 건, 그 어떤 고통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일이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순간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 거리를 둡니다. 너무 아프니까, 너무 무서우니까. 하지만 조애나는 반대로 선택했어요. 엄마와 함께 그 어둠 속으로 들어가겠다고요.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사람들처럼 사랑했다”는 말이 가슴을 울렁이게 하더라구요.
이 말 속에는 조애나가 엄마를 얼마나 절실하게 사랑했는지가 담겨 있어요.

남아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엄마와 나눌 수 있는 모든 것을 나누고, 남길 수 있는 모든 사랑을 남겼어요. 그래서 조애나에게 남겨진 건 후회가 아니라, 사랑의 잔상과 그리움이었겠죠.

그런데 이 문장을 곱씹다 보면, 한 가지 더 생각하게 돼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과연 우리는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까요?


조애나는 엄마의 죽음과 함께 자기 일부도 사라져버렸다고 했어요.
그리고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요.

사실, 누군가를 깊이 사랑했다면, 그 사람이 사라진 후에도 완전히 이전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할지도 몰라요. 남겨진 사람들은 그 공백을 안고 살아가죠.

하지만 중요한 건, 조애나는 후회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고통이 두려워서 사랑을 피하지 않았고, 떠나보낸 후에도 더 사랑할 걸 하고 후회하지 않아요.
그 순간,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사랑했고, 그 사랑이 남아 그녀를 버티게 해 주었으니까요.

그리고 이 문장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어요.
나는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을까?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야 ‘더 잘해드릴 걸’ 하고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런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표현하고 싶어요.

그래야 나중에 어떤 이별이 찾아와도, 조애나처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후회하지 않아. 정말로.”

말보다 더 중요한 위로

“전 아무 말 안 할게요. 적합한 말이 가장 필요한 상황에서 말실수를 하게 마련이거든요.”

“사람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된 적 없어요.”

“알아요.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고도의 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린 여전히 소통하고 싶은 생각들은 뇌 속에 가둬 두고, 꿀꿀대는 거로만 표현하는 유인원에 불과하죠.”
<숲과 별이 만날 때>, 글렌디 벤더라 – 밀리의 서재

저는 언어의 힘이 정말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릴 수도, 상처를 치유할 수도 있다고 믿었죠. 그런데 게이브의 이 말을 듣고 나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상대를 위로하기 위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죠. 하지만 정작 그 말이 진짜 위로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조애나처럼,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도 있죠. 그럴 때는 말보다 그저 곁에 있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게이브는 “우리는 결국 소통하고 싶은 생각들을 뇌 속에 가둬 두고, 꿀꿀대는 거로만 표현하는 유인원에 불과하다”고 했어요. 언어가 고도의 소통 수단처럼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들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거죠. 저는 이 말에 깊이 공감했어요.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가 있을 때, 가끔은 말보다 조용한 공감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 꼭 무슨 말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그저 옆에 함께 있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위로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상처받은 마음들이 서로를 치유할 때

때로는 우리가 사람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우리를 치유한다는 걸 깨닫게 될 때가 있어요.
<숲과 별이 만날 때>는 바로 그런 순간들을 포착한 이야기예요.

조애나는 오랜 병마와 엄마의 죽음을 견뎌낸 뒤, 다시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중이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죠.

연구에 몰두하며 바쁘게 지내려 해도, 마음속의 공허함과 외로움은 채워지지 않았어요. 사람들과의 교류도 최소한으로 줄이며, 마치 자신을 세상으로부터 격리한 듯한 삶을 살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얼사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얼사를 받아들이면서, 조애나의 삶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어요.

🌿 우연한 만남, 필연이 된 관계

조애나는 얼사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를 돕겠다는 의무감으로만 움직였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얼사는 그저 ‘보호해야 할 아이’가 아니라,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존재가 됩니다.

게이브도 마찬가지예요. 그는 과거의 상처와 가족 문제로 인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피하며 살아왔어요. 그가 조애나와 친해질 수 있었던 것도, 둘 다 ‘외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얼사가 그들의 관계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요. 마치 두 사람을 잇는 다리처럼요.

얼사는 사랑을 주는 일에 망설임이 없었어요.
조애나가 지쳐 있을 때, 게이브가 불안할 때, 얼사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어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두 사람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그들을 다시 세상과 연결해 줍니다.

이렇게 선택된 가족이 만들어집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함께하며 서로를 보듬고 치유하는 가족.
그들에게 얼사는 잃어버린 온기를 되찾아준 존재였어요.

💫 우리는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얼사는 다섯 개의 기적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결국 가장 큰 기적은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변화시키는 순간이 아니었을까요?

삶을 포기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는 용기, 누군가를 믿어보는 결심,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
이 책에서 보여주는 기적들은 그런 의미에서 너무도 현실적이에요.

가끔은 우리가 기적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적을 만들어야 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기적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시작될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우리도 누군가의 삶 속에서 작은 기적일지도요.
얼사처럼, 그리고 얼사를 품어준 조애나와 게이브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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