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물 표지

[책 리뷰] 어두운 물 – 전건우

안녕하세요, 책 읽는 제제입니다. 😀

오늘은 전건우 작가의 <어두운 물>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K-호러의 정통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섬뜩한 이야기예요.

강물 속에 잠들어 있는 저주는 과거의 비밀과 얽히면서 점점 공포를 키워가고, 진짜 악귀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자연의 힘과 인간의 어둠을 교차시킨 이야기. 그럼, 리뷰 시작할게요.

항목 내용
제목 어두운 물
작가 전건우
출판사 &(앤드)
장르 소설, 미스터리 스릴러

<어두운 물> 줄거리

탐사 보도 프로그램 [비밀과 거짓말] 팀은 익명의 제보 전화를 받게 돼요. 파주에 있는 현천강에 ‘수귀(물귀신)’가 산다는 기이한 내용이었죠. 자신이 바로 수귀의 희생자라는 말까지 덧붙이며 말이에요.

믿기 힘든 제보였지만, 프로그램의 메인 피디는 흥미를 느끼고 ‘수귀의 실체’를 밝히는 걸 다음 방송의 주제로 삼기로 해요. 피디와 제작팀은 무당과 풍수 전문가를 섭외해 현천강으로 떠나요.

하지만 촬영 첫날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모를 줄 알았던 익사 사고의 진실이 하나둘 드러나고, 마을과 강에 얽힌 비극적인 과거가 팀원들 앞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와중에 팀의 막내 작가 민시현은 자신이 예전에 경험했던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통해 섬뜩한 환영을 보게 돼요. 누군가 살해당하는 순간을 목격한 것 같은 장면이요.

사건을 쫓던 민시현은 점차 진실에 다가가면서 ‘진짜 악귀’의 정체를 마주하게 됩니다. 강에서 떠오른 시신, 어둠이 깔린 강둑, 그리고 악몽처럼 되풀이되는 죽음.

과연 이 모든 사건은 수귀의 저주일까요? 아니면 인간이 만든 또 다른 공포일까요? 현천강에 숨겨진 비밀이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합니다.

자연의 공포와 인간의 무력함

강물은 언제나 흐릅니다. 눈앞에선 그저 맑고 평화롭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 어떤 힘이 숨어 있는지는 알 수 없어요. 물살이 잔잔할 때는 그저 고요해 보이지만, 한번 거세지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힘을 발휘하죠.

현천강의 강물도 그런 존재로 묘사돼요. 그저 흘러가는 자연의 일부처럼 보이지만, 이 강물은 과거의 비극과 저주를 모두 감춘 채 무언의 공포를 만들어냅니다. 강물은 말이 없어요. 하지만 그 침묵이 더 깊은 두려움을 남기죠.

예전에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곳에서는 해마다 자살하는 사람들이 나온다고 해요.

다른 자살 명소와 달리, 나이아가라 폭포는 작정을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위대함과 힘에 압도당해 저도 모르게 몸을 던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말을 들었을 때 묘한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자연의 힘은 때때로 경외심을 넘어선 감정을 불러일으켜요. 그 위대함 앞에 서면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실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연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지 않아요. 강물도, 폭포도 그저 자신의 길을 따를 뿐이지만, 우리는 때로 그 앞에서 스스로를 잃어버립니다.

작품 속 현천강의 강물도 마찬가지예요. 사람들은 이 강에 수귀가 산다고 믿으며 공포에 떠는데, 정말로 무서운 건 강물 그 자체일지도 몰라요.

모든 걸 삼킬 수 있는 힘을 지닌 자연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그 진실을 마주할 때 더 큰 공포가 찾아옵니다.

진짜 악귀는 누구인가?

밝은 햇살 아래 반짝이는 물결은 때로는 맑고 잔잔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아래에 깊고 검은 강물이 감추고 있는 어둠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진실을 속삭이는 듯합니다.

그런데 정말 두려운 건 강물일까요? 작품 속에서 민시현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되묻습니다.

“민시현은 세상 생각했다. 가장 어두운 물은 인간의 마음이라고, 아무리 어두워도 물속은 들여다볼 수 있지만 인간의 마음은 결코 그러지 못한다고, 그리하여 그런 마음이 귀신도 만들어 내고 저주도 만들어 낸다고……”

이 문장은 묘한 울림을 남깁니다. 눈에 보이는 수귀보다 더 깊고 어두운 건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한 상처와 욕망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이 서서히 다가오는 거죠.

강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그저 흘러갈 뿐이죠. 하지만 그 강물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다릅니다. 때로는 우리가 강물에 어둠을 심고, 저주를 만들어 내는지도 몰라요. 질투, 증오, 탐욕 같은 감정이 우리를 서서히 무너뜨리며, 결국 진짜 악귀가 되도록 만드는 거예요.

진짜 악귀는 수귀가 아닙니다. 바로 사람의 마음속 어둠이 만들어낸 형상이에요.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 외면할 때, 그 어둠은 점점 커져 결국 현실이 되어버립니다.

이야기 속의 욕심 많은 조칠복이 그랬고, 한을 품고 죽어 수귀가 되어버린 마을의 무당이 그랬죠.

이 책은 사람의 깊고 복잡한 마음이 스스로를 덮쳐버릴 만큼 무섭게 변할 수 있다는걸 알려주는 이야기 같아요. 강물이 우리를 삼키려 하는 순간, 사실은 우리가 스스로 그 강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건 아닐까요?

책을 덮으며 민시현의 생각이 마음속에 오래 남습니다.

“어둠을 마주하는 용기 없이는 결코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런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요

  • 정통 K-호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
  • 수귀 전설, 오컬트, 미스터리 요소가 결합된 이야기에 흥미가 있는 분
  • 자연이 주는 공포와 인간의 내면적 어둠을 탐구하는 서사를 즐기는 분
  • 빠른 전개와 강렬한 몰입감을 원하시는 분
  • 잔잔한 호러가 아닌 서늘하고 긴장감 넘치는 공포를 경험하고 싶은 분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Scroll to Top